구독자 5,000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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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전환 삼아 존댓말로 적어 봅니다 ㅎㅎ)
구독자 5,000명이라는 숫자는 처음부터 꿈꿔본 적 없습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1,000명을 넘는 것을 거대한 목표로 세울 정도였습니다. 유튜브 채널 개설은 2017년이었지만, 채널을 개설하고 나니 하고 싶은 것이 매우 많았습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뭐든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첫 출발부터 '취미'를 조금 더 윤택하게 즐길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였습니다.
욕심이 많아서 사실 이것저것 하고 싶었고, 하나씩 하고 싶은 걸 올리기 시작했어요.
블로그 짬밥과 사진 실력(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정도)을 바탕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맛집을 다녀오면 찍었던 사진들로만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그저 영상화시킨 것이라 무료 배경 음악만 삽입했는데, 당시의 저는 그걸로 만족했습니다. 이유인즉슨 '저만 만족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사진 슬라이드 영상을 20개가량 올렸었습니다. 뿌듯했어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만 만족하면 되는 걸 굳이 '유튜브'에 올릴 필요가 있을까?
잔잔한 음악이 깔린 사진 슬라이드 영상을 다른 사람들이 재밌어할까?
나 지금 유튜브 왜 하는 거지?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휩싸인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저는 제 마음 한구석에 똬리를 틀고 있는 욕망을 발견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 취미를 빙자하여 유튜브 수익 시스템으로 '몇 푼의 돈'을 버는 맛을 즐기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관심은 '사진'에서 '영상' '편집'으로 옮겨 갔습니다.
사진과 함께 포토샵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서 썸네일 제작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여러 인기 채널들의 썸네일을 보며 연구했습니다. 워낙에 소프트웨어를 다루길 좋아하는 습성이라 새로운 편집 프로그램을 배우면서 몇 개인가 '강좌'를 제작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초짜가 하는 강좌를 누가 보겠습니까. 운 좋게 하나의 영상이 1만 조회수를 돌파했지만... 전문가도 아닌데 전문성이 필요한 뭔가를 가르치는 것이 적성에 맞지도 않았거니와 강좌 컨텐츠를 꾸준히 진행할 엄두도 나지 않았어요. 설상가상으로 스스로 재미를 느끼지도 못했습니다.(아우때려쳐때려쳐)
그 후엔 제가 제일 재밌어하는 걸 하자고 마음을 다잡고 나서 고향인 춘천의 이곳저곳을 ASMR식으로 담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 장르 또한 대차게 말아먹었습니다.) 영상이고 오디오고 성에 차지 않은 부분도 크지만 '수요적'인 면에서 춘천ASMR 컨셉은 밑바닥을 기었습니다. (그 당시에 춘천시 공식 채널 구독자가 480명이었던 걸 보고는 솔직히 충격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에요, 될대로되라하는 마음에 마구잡이 '요리'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기획'한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촬영해서 마구 편집한 영상이라 지금 보면 영상 자체가 너저분하고, 40%는 덜어낼 부분투성입니다. 요리 젬병인 저는 주로 엄마가 부엌에서 뭔가를 만들어줄 때 '유튜브 업로드용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그래서 초반엔 엄마나 저나 숨죽이고 음식만 만들고 있어요. (어찌나 재미없던지요.)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에 엄마와 수다를 떨면서 편하게 촬영했습니다. 요리 일자무식인 제가 엄마의 요리를 눈으로만 배우는 '일상 그 자체'를 담았고, 그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이걸 누가 봐?!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망했으면 망한대로 즐기면 된다고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영상 하나가 떡상했습니다. (올린지 3~4개월이 지난 영상이 말이죠) 2~3개가 릴레이 마라톤을 하듯 떡상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하나가 죽을만하면 하나가 터지고, 그 하나가 잠잠해지면 또 하나가 터지고. 처음 2~3개의 단기 떡상과 마주했을 때 '운빨' 제대로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구독자가 1천명, 2천명이 되었을 때 즈음, 얄궂게도 본업이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촬영에 열정을 이젠 4분의 1밖에 쏟지 못하게 되었죠. 3일에 1번 올리던 업로드 주기가 1주일이 되고, 2주일을 넘기면서 조금은 걱정했습니다. 영상이 뜸해지면 채널 노출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해서요.
저의 마지막 영상은 4주전입니다. 그런데 그 3주 동안 구독자는 850명 정도 늘었고, 이틀 전부터 1개월 전에 올린 영상의 조회수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에헤라디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 채널의 영상 퀄리티를 생각해서 1만 조회수를 떡상의 기준점으로 봅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40만 조회수를 찍을 영상, 28만을 찍을 영상, 9만을 찍는 영상, 7만을 찍을 영상 4개와 이틀전부터 조회수가 오르기 시작한 영상 1개의 공통점은 딱 3가지입니다.
봄과 겨울에 많이들 찾는 귤, 쑥, 봄동으로 요리한 것.
아무 때나 많이들 먹는 고등어구이, 두부찌개를 요리한 것.
그리고 썸네일은 무조건 맛있어 보이게 촬영한 것. (최대한 심플하게 & 썸네일만 보더라도 채널의 정체성이 엿보이도록)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내가 열일 제쳐두고 유튜브 영상을 2일 1영상을 꾸준히 올렸다면 구독자가 지금쯤은 1만명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요. 그런데 그건 저의 망상일 뿐. 제 채널의 영상은 떡상 영상들을 제외하면 여전히 조회수가 개판입니다. 그런데 전 바닥 조회수에 마음이 크게 동요되지 않습니다. 언젠간 뜨겠지하는 태평함과 안 떠도 그만이지하는 쿨함(?)으로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에요.
한달에 5만원만 벌어도 대성공이라 생각했는데, 30만원까지 벌어봤으니 기분이 새콤달콤. 엄마가 구독자는 전부 엄마의 덕이라며 아니 글쎄, 천명당 10만원을 내놓으라고... 처음엔 그럴 일이 절대 없을 것 같아서 콜! 을 외쳤는데 어느새 5천명이 되어 50만원을 삥 뜯기게 됐지 뭐예요....
어.... 이 글의 정체성은 잡담입니다...... 쓰다 보니까 뭔 말을 쓰려 했는지 잘 모르겠네요. 헷헷.
아참. 내가 유튜브를 하면서 절대로 하지 않았던 것들
1. 맞구독
2. 유튜브에 관련된 기본적인 질문들 (무얼 하면 좋을까는 타인에게 물어봐야 소용없음.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으면 일단 뭐든 시도하며 시행착오를 거쳐야 함. 모르는 것은 컴터 앞에 앉아서 몇 시간이고 짐승처럼 검색해서 알아내는 것을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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