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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케이튜브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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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유튜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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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유튜버의 함정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1.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할 수 있다. 경쟁이 끝이 없다.


실물 경제와 달리 유튜버들은 충성 고객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억제력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처럼 배타적인 서비스와 혜택을 통해서, 경쟁사로서의 변심을 막을 수 있는 요소가 없다. 유튜브에서는 1분마다 3만개, 1년간 13억개의 동영상이 업로드되고, 시청자에겐 무한대에 가까운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 


시청자의 입장으로선 특혜이고 축복이지만 콘텐츠를 경쟁해서 팔아야 하는 유튜버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 자유도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언제든지 다른 채널로 이탈할 수 있으니까.


심지어 애플은 삼성, 샤오미와 경쟁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지 테슬라와 직접적으로 싸울 필요는 없다. 업종과 분야가 국경선처럼 나뉘어 있고 라이벌은 제한적이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면서 핸드폰을 쓰고 식사도 한다. 현대 자동차와 삼성전자, BBQ 치킨이 제품을 경쟁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공생이 가능하니까.


하지만 우리가 동시에 2,3가지 채널을 볼 수 없는 한 유튜버에겐 모든 분야의 유튜버들이 다 경쟁자다.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니까. 먹방 유튜버와 키즈 유튜버가 경쟁해야 하며, 대도서관은 감스트뿐 아니라 보람이, 백종원이나 장성규 등과도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2. 본인을 대체할 시스템이 없다.


기업의 경우, 어느 정도 연차와 노하우가 쌓이면 본인을 대신할 실무자에게 업무를 맡기고 사장은 투자나 홍보에 집중하는 등 조금 더 시간적, 육체적인 여유를 즐기며 일할수 있다. 하지만 유튜버나 아이돌, 연예인들은 본인을 대체할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1년 내내, 컨디션과 질병에 상관없이 아이디어를 짜내고 영상을 찍어야 한다. 고강도의 집약노동으로부터 단 하루도 쉴 수 없다는 뜻이다.


한 달을 쉬면 영상의 조회수를 회복하는데 1년이 걸린다고 한다. 전업 유튜버들에게 이는 생계의 위협으로 직결되며 그들은 아무리 지치고 숨이 차도 달리는 말에서 내릴 수 없다. 한번 밀리면 끝이라는 조급함이 약간의 휴식조차 너무 큰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준다. 정해진 휴가나 안식년이 없는 이들은 주 7일 근무에 심지어 정해진 퇴근시간조차 없다. 밤샘촬영, 새벽촬영 등 불규칙한 업무시간이 장기화되면 일조량의 부족과 멜라토닌 저하로 인한 불면증 등으로 생활리듬과 밸런스는 이내 엉망이 된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번아웃이 진행되는 것이다.


 

3. 연차도 없고 퇴직금도 없다.


경력이 생길수록 업무 적응도가 생겨 일이 편해진다거나 승진을 해서 실무로부터 조금씩 벗어나는 경우가 없고, 모든 일을 온전히 자신이 맡아서 해야 한다. 또한 근속연수만큼 퇴직금이 쌓이는 메리트나 노후대책 방안이 없다. 즉 잘 나갈 때, 체력이 허락할 때 돈을 벌어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유튜버들의 전성기는 여자 아이돌만큼이나 짧다. 정해진 월급이나 기본급 없이 철저한 성과급제인 그들은 고용 안정성과 경제적 유지력이 무척 취약하며, 마치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직장인들이 항상 상사나 가족의 눈치를 보며 노심초사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번 달엔 1000만원을 벌었지만 다음 달엔 100만원, 그다음 달엔 50만원도 못 벌 수도 있는 직업은 연예인과 유튜버뿐이다.


 

4. 악플과 열등감에 너무 상처 받는 환경이다.


무한에 가까운 순위 경쟁, 열등감, 악플로 인한 상처에 너무 쉽게, 또 자주 노출되며 심지어는 악플을 피할 수도 없다. 소통과 피드백이 곧 업무 성과가 되고, 평가자료가 되는 유튜버들은 본인에 대한 비난과 욕설조차 읽고 감내해야 한다. 무조건 차단하거나 무시할 경우, 초심을 잃었다, 건방지다, 시청자를 무시한다는 등의 프레임이 씌워져 안티가 폭증하고 수만에서 수십만의 구독자를 라이벌에게 빼앗기게 된다. 한 여성 유튜버는 30분의 상담시간 동안 3백통이 넘는 인스타 DM과 유튜브계정 쪽지를 받았다. 그중 대부분은 성희롱이었다.


왜 이들을 다 차단하지 않냐?

→ 차단해봤자 다른 계정을 만들어서 또 보낸다.


쪽지나 댓글창을 폐쇄하는 게 어떠냐?

→ 광고나 홍보요청, 비즈니스 관련 연락도 있어서 그럴 수 없다.


그들은 1분에도 몇십통의 욕설과 비난, 성희롱을 당한다. 연예인들도 악플피해를 많이 받지만 그들에겐 소속사와 매니저라는 가림막이 있다. 물론 최상위 유튜버들은 매니지먼트 관리를 받아 악플과 성희롱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조금 안전할 수 있지만 99.9퍼센트의 유튜버들에게는 해당이 안된다. 번아웃과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생기기 너무나도 쉬운 환경인 것이다.


 

5.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인기와 조회수, 구독자수에 대한 집착으로 더 새롭고, 더 나은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에너지와 도파민, 세로토닌을 쉽게 마르게 한다. 휴식과 당근 없이 채찍만을 휘두르며 자신의 몸을 갈아 넣는 과정을 반복하면 그 어떤 사람도 멘탈이 버티지 못한다. 최고의 자리를 노리거나 유지하려는 유튜버라면 일주일의 최소 5개 이상의 영상을 올려야 하며 매번 조회수가 30만 이상은 되어야 한다. 하나의 영상도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더 높은 조회수에 대한 집착은 다른 유튜버뿐 아니라, 시청자, 자기 자신까지 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유튜브라는 매체 자체가 항상 새로운 것, 더 자극적인 것을 지향했기에 발전한 것이며 이는 기존의 상위권 유튜버들에겐 양날의 검으로 다가온다. 실물 경제와 달리 시장이나 유통, 배급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하거나 특혜를 받기도 어렵다. 물론 조회수에 입각한 상위노출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그 정도의 이점은 이내 퇴색될 만큼 무한에 가까운 새로운 영상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



 

6. 후발주자에게 언제든 추월당할 수 있다.


현재 1등이라고 해도 그 메리트와 특권은 오래가지 않는다. 시청자들의 로열티는 오래가지 못하며 같은 컨셉의 카피캣이라도 조금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에게 내가 쌓아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빼앗길 수 있다. 몇 년을 꾸준히 같은 컨셉의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팬과 동시에 안티도 쌓인다. 충성도와 동시에 식상함도 얻는다.


 

먹방을 예로 들어볼까? 초창기엔 벤쯔와 엠브로가 양대 산맥이었다. 특별한 컨셉 없이 그저 깔끔하게 많이 먹는 것이 특징이었다. 치킨, 떡볶이, 파스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음식을 다 먹고 난 다음에 후발 주자들은 그들과 +1 컨셉으로, 아주 조금만 더 다르게, 특별하게 영상을 재생산해 냈다.


더 큰 문제는 자신만의 노하우, 경쟁력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공유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나 테슬라 등 모든 기업들은 노하우를 폐쇄적이고 독점적으로 보존할 수 있지만 유튜브 세상에선 불가능하다. 나의 화법, 진행 방식, 콘텐츠, 프로세스 등 모든 것이 완전히 오픈되고 공유된다. 후발주자들은 이를 그대로 카피한 후 +1만 얹어서 만들면 되는 것이다. 미녀 먹방, 키즈 먹방, 엽기 먹방, ASMR 컨셉의 먹방. 1등조차 한순간도 추월당할 수 있는 이 회전목마 구조의 경쟁은 피로의 누적과 탈진을 불렀다.


재기 넘치고 창의적인 크리에이터는 사라지고, 마감에 쫓기는 웹툰작가처럼 내몰리게 되면서 더 이상 일이 즐겁지 않게 된다. 돈벌이를 위한 노동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억지로 짜낸 영상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시청자는 둔하지 않다. 신선함과 재미는 떨어지고 되새김질과 자책을 반복하며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


무한의 가능성이 있던 유튜브라는 세계. 그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놀라운 장소에서 비상하던 그들은 새장에 갇혀 버렸다. 욕심과 성공에 대한 강박은 새로운 세상조차 돈에 좌우되는 지겹고 뻔한 식상한 곳으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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