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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얘들아. 오늘 새벽 4시에는 유럽 국제 클럽 대항전인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있었어. 영국 EPL의 첼시란 팀이랑 아스날이란 팀이 붙어서 첼시가 4:1로 이겼는데 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유로파리그가 어떤 리그냐 첼시 아스날은 어떤 팀이냐 설명해봐야 축구 안보는 사람은 관심도 없을거니까. 중요한건 위 사진에 나온 저 양반이야. 

저 양반 이름은 '마우리치오 사리'라고 해. 솔직히 좀 찐따스럽게 생겼지? 실제로도 다른 감독들처럼 젊을 때 프로 축구선수로서 뛴 적이 없어. 그럼 도대체 뭐하던 양반이냐, 그 정체는 바로 은행원. 1959년생, 현재 60살인 사리감독은 41살까지 은행에서 일했어.물론 축구를 좋아하는 만큼 퇴근하고 아마추어 선수로 뛰었고 나이먹고 난 다음에는 지역의 소규모 아마추어 감독을 이끌었고. 그러다가 마흔 한살이 되어야 테골레토란 축구팀 감독을 맡으며 '감독 전업'의 길로 들어섰어. 마흔 한살에. 물론 이 팀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1부리그(맨유, 리버풀, 토트넘이 있는 EPL,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있는 라리가 등)와는 거리가 한참 있는 5부리그 6부리그 이런 팀이었고. 다시 이런 여러 하부리그 팀을 감독하면서 14년이 지난 55살. 드디어 맡은 팀을 세리에 A란 1부 리그에 승격시키게 된다. 이후 실력에 주목한 SSC 나폴리가 사리 감독을 영입하게 돼.(SSC나폴리는 한 때 그 유명한 마라도나가 뛰었던 클럽이야) 그리고 다시 이번 2018/2019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첼시로 이적해 마침내 이번 유로파리그를 우승한거야. 60살에 들어올린 감독으로서 첫번째 우승이지. 

대부분의 축구 감독은 선수 출신이야. 프로 1부리그든 2부리그든 축구 선수들이 은퇴 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 그만큼 축구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있는거니까. 또 '프로'선수들은 에고가 굉장히 강해. 미친 경쟁을 뚫고 실력으로 프로 세계에 들어선 만큼 경쟁심과 에고가 일반인과는 차원이 다르지. 그런 선수들을 컨트롤하는게 감독의 역할인데 감독이 프로경력 하나 없는 찐따같아보이면 개만만하게 보기 쉽상이야. 너네가 축구선수라도 '쟤는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라는 생각을 안할수가 없겠지? 이런 상황에서 사리감독은 정말 크나큰 패널티를 가지고 있는 셈이야. 

물론 재능이 없다고는 안하겠음. 애초에 재능이 없다면 1부리그 클럽 감독을 할 수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 2부 리그 축구선수 경험도 없어 자신의 재능을 다른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능력을 증명할때까지 얼마나 노력했을까? 또 마흔살에 시골 동네 축구 클럽 감독을 맡으면서 상상이나 했을까? 자기가 60살에 유럽 클럽대항전에서 감독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는걸. 

난 이런 사람을 보면서 영감을 느껴. 그 사람의 현재와 과거를 보면서. 평범한 사람인 나로서는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풀어지고 늘어질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사리감독같은 각 분야의 거장들을 생각해봄. 저 사람은 저렇게 노력해서 그 자리까지 갔는데 내가 이러고 있어도 될까 하고.